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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

 

 코우우는 한창 절망이 세계를 잠식하고 있을 때 태어났다. 그의 출생시기는 더없이 최악이었으나, 그의 가족들은 제법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코우우는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었다. 폐허가 된 작은 집터에서 여섯 가족은 서로의 체온을

위안삼아 절망을 견뎠다.

 문제는 그의 태생적인 활발함이었다. 제 다리로 달릴 수 있게 된 시점부터, 코우우는 제멋대로 집을 나서 바깥을 돌아다니곤 했다.

 당연하게도 그의 가족들에게 이는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문제였다. 그도 그럴 것이, 바깥은 아주 위험하지 않은가?

하지만 말로 아무리 타일러 본들 코우우의 가출을 막기란 불가능했다.

어느 날 아침, 코우우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눈을 떴다. 팔을 뻗어 보아도 손에 닿는 것은 오로지 딱딱한 나무의 질감 뿐이었다.

이는 가족들의 특단의 조치로, 아이를 장롱 안에 가둬두어 아예 달려나갈 마음조차 먹지 못하게 만드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5살의 코우우에게 밀어닥친 것은 고립감, 그리고 그보다 더 압도적인 공포였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꽉 막힌 공간은 아이의

숨통을 조여왔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고, 숨이 거칠어졌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상을 느낀 가족들이 빠르게 그를 꺼내 주었으나, 불과 30분 정도의 짧은 순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경험이 되었다.

 그 후로 그의 가족들은 차라리 코우우를 감시하는 쪽을 택했다. 두 명의 부모와 세 명의 손위형제들은 하루에 몇 시간씩 코우우의

예측경로에서 그의 안위를 살피곤 했다. 세계가 일정 수준으로 복구되기까지 감시는 몇 년이나 지속되었다.

지금의 코우우가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는 것은 그 재능 덕분이라기 보다 가족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 기타 ]

 

- 심각한 폐소공포증이 있다. 밀폐된 공간에 놓였을 때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 특히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라면 제대로 된 사고조차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평소에는 개방된 공간 위주로 돌아다니며 좁은 방에 들어가야 할 때는 절대로 문을 닫아두지 않는다.

 

 

[ 소지품 ]

" 뛰어도 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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