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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

 

유년 시절, 머리카락이 까맣고 눈이 노래 고양이와 닮았다는 이유로 어두운 골목에서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네 친구를 불러보라며

고양이 울음소리를 강제로 내게 하는 등의 괴롭힘을 받은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은 까닭에 쿠키는 어둡고 외진 곳과 고양이를 무서워

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제 평소에는 골목이라던가 고양이 자체를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잘 마주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보는 것만으로도 트리거가 당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다만, 소재에 대한 연관성은 흐려졌다고해도 괴롭힘에 대한 트라우마는 쿠키의 일생과 가치관에 여전히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쿠키는 다수의 직접적인 시선과 관심에 거북함을 느꼈으며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서 구석이나 겉을 떠도는 이유가 된다.) 그와 동시에 소수, 개인의 타인을 직접적으로 마주할 때에 헌신적으로 굴었다. 쿠키가 괴롭힘을 당하던 당시, 시키는 대로 하면 괴롭힘은 금방

멈췄고, 상대의 눈치를 잘 봐가며 비위를 맞춰주면, 그들의 감정에 더욱 공감해 주면, 그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행동에 정당화를

붙이면¿ 더 심한 행동을 당하지 않았기에 처음 자기 보호의 목적으로 실행한 이타적인 행동들은 어느새 일종의 '자기 최면'으로 번져

버렸고, 이것이 쿠키의 행동 양식에 무의식적으로 굳어 버렸다. 먼저 그들을 살필 것, 그리고 그에 맞춰 행동할 것. 그 행위들이

과도하게 흘러버리는 것도 이 탓이었다. 타인은 필요로 하지 않더라도 쿠키는, 자신이 상대를 위해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야만 했으니까.

 

쿠키가 쉘터 내부로 들어온 이유도 이것이 한몫했다. 쿠키의 살아온 주변 환경은 "평범"이란 단어 하나 으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는데, 쿠키가 "초세계급"의 칭호를 받으며 주변에 퍼져나가는 소문과 관심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칭호를 받은 즉시 자신과

비슷한(혹은 자신보다 뛰어난) 이들이 모여 자신이 '평범'이란 키워드를 달 수 있는 곳. 쉘터 내부로 도망을 왔다. 인지도가 낮은

이유도 이 이유다.

 

[ 기타 ]

 

[ 소지품 ]

" 관내에서는 정수기 해... ...정숙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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